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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의 게임 이야기(+발더스 게이트)
    게임 이야기/게임 일지 2019. 12. 9. 00:06

      정신 없이 겨울을 달리다보니 조만간 반가운(?) 재충전의 시간이 다가오는군요. 1월에 발매될 몬스터 헌터 아이스본 pc판을 생각하면 너무나 설레입니다. 저번 게임이야기 포스팅 이후로 약 두 달 좀 넘게 지내는 동안 또 이런 저런 게임을 했지요~


      그 첫번째, 드디어 레드 데드 리뎀션 2를 에필로그까지 포함해서 메인 스토리를 전부 클리어 하였습니다. 플레이 하는 동안 느꼈던 느린 템포의 게임 진행은 개인적으로는 부담스럽긴 했지만, 점점 몰입되는 스토리와 엔딩 이후의 여운이 인상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미국 서부개척시대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시대의 변화에 고뇌하고 갈등을 빚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PC판도 발매한 상태니 아직 안 해보신 분들은 한 번쯤 해보세요~!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클래식 폴아웃과 폴아웃 뉴베가스의 제작사인 옵시디언에서 신작을 발매했습니다. 폴아웃 본가의 신작 폴아웃76은 산소호흡기를 달아서 부활은 커녕 유료결제다 뭐다 자꾸 밉상짓만 해서 지구 내핵까지 삽질하고 있는 동안에 말이죠. 바로 '아우터 월드'라는 우주 활극 RPG 게임 되시겠습니다. 제가 폴아웃 본가에서 그토록 찾고 있었던 대화 선택지의 다양성, 캐릭터 육성 특성에 따른 게임 진행 방식의 다변화 등등이 잘 살아나 있어 제 맘에 쏙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신규 프랜차이즈다보니 구축되어 있는 세계관의 깊이가 부족한 탓에 탐험의 깊은 맛은 덜 하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간만에 1회차 끝나자 마자 2회차를 하느라 게임을 붙잡고 있었으니까요! 후술할 다른 게임 하느라 중단 된게 아니었다면 지금쯤 2회차 엔딩도 봤을 것 같네요.


      참으로 묘한 게임입니다. 지금껏 만나본 적이 없는 장르이고 새로운 스타일이에요. 제가 게임 매니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게임을 이것 저것 즐긴 편인데도, 이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곁들여 떠올릴만한 작품을 찾을 수가 없네요. 바로 메이드바이히데오코지마코지마하지마히데오가 아니고 데스 스트랜딩입니다. 

      데스 스트랜딩을 구매하면서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저는 히데오 코지마의 대표 프랜차이즈인 메기솔 시리즈도 메기솔5 조금 하다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 접기도 했습니다. 잠입액션을 좋아해서 스플린터 셀이나 디스아너드 시리즈는 나름 재미있게 했는데도 말입니다. 거기에다가 이번 작은 제 주변분들도 권하는 분, 말리는 분 두 종류로 나뉘었구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래, 매즈 미켈슨 하나만 바라보고 간다!' 하며 샀습니다. 미드 한니발에서 팬이 되어 버렸거든요. 아아, 마성의 남자...

      그리고 그렇게 구매한 게임을 진행하며 초반부까지는 말렸던 분들의 말을 들을 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극 중 묘사 및 텍스트로 제공되는 독특한 세계관과 히데오 코지마 특유의 미장센(!?)은 매력적이긴 했지만, 그 매력을 잠식해버릴 정도로 초반부 우리 전설의 택배맨의 활동은 지루함과 노가다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졸렸어요. 그랬는데... 그랬는데...

      접어버리려는 그 때쯤! 매즈 미켈슨이 연기한 캐릭터가 뙇하고 나오면서 떠나려는 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고! 그와 동시에 플레이 양상이 전세계의 유저들과 내가 연결되어 함께 미지의 배송로를 개척하면서부터 택배맨의 활동에 탄력이 붙고 종래의 택배업무의 지루함이 묘한 재미로 진화해버렸습니다. 뭐라 형언하기 어려운 미묘한 재미... 조금만 더 날라야지, 조금만 더 길 닦아놔야지 하다보니 어느새 게임 중반부를 넘겨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이젠 스토리의 결말도 궁금해서 엔딩까지 가게 될 것 같아요.

      플스나 비디오 게임을 처음 입문하는 분들에게는 절대로 추천할 수 없는 게임이지만 자기 자신이 오랜 시간 다양한 게임을 폭넓게 즐겨워서 무언가 신선한 것을 맛보고 싶다 하면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해봄직 하다라고 추천하지만, 맛있을거라고는 장담 못해드리는 참을 수 없는 미묘함... 글을 쓰다보니 미묘하게도 미묘로 시작해서 미묘로 끝나는 너무나 미묘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듯하지만 미묘라는 말 외에 적절한 단어가 미묘할 정도로 생각나지 않는 이 미묘한 게임.

    특: 가끔 열불나게 하는 경우 있음.(대부분 배송물품 양이나 빠른 배송로 찾으며 과욕부려서 내가 자초하긴 하지만.)



      저번에 근무지에서 노트북(그램)으로도 할 수 있는 게임을 찾다가 손을 댄 발더스게이트EE. RPG의 로망은 온데간데 없고 주사위뽑기운빨겜이 되었습니다. 저번 글은 농담삼아 ONE ETERNITY YEAR LATER 짤을 썼던 건데 진짜로 그럴 줄이야... 위의 66시간 중 약 10시간은 옛날 옛적에 잠깐 해봤을 때 플레이 타임이고 나머지는.... 할많하않...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데도 건진건 총합 99의 캐릭터뿐. 지혜에 스탯을 배분할법도 하건만 왠지 초반부터 매력 터지는 주인공으로 해보고 싶어서 매력 몰빵. 주인공은 역시 매력적이어야죠! 윙크 한번으로 npc살살 녹일 수 있는 그런거.

     초보니까 보통 난이도 하고, 인트로만 읽어 보고 껐습니다. 언제 이어서 할지는 잘 모르겠군요. 주사위굴리기에 너무 하얗게 불태워버려서 이 게임 이제 다 즐긴 기분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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