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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게임들 몰아서 하기...(보더랜드 프리시퀄 外 10편)게임 이야기/게임 일지 2019. 8. 20. 00:04
즐거운 한달의 마무리를 일주일 남겨 두고 지금까지 몰아서 한 게임들을 단평과 함께 돌이켜보면...
1. 지구방위군 5(EARTH DEFENSE FORCE 5 줄여서 EDF5)
아는 분들과 플레이하기 위해 샀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한 게임. 실플레이는 4시간 밖에 하지 않았지만 무수히 몰려오는 외계인들을 팀원과 협동하여 싹쓸이 했을 때의 성취감이 좋았습니다. 멀티플레이 좋아하고 왁자지껄하게 플레이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해봄직하지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와 손맛(타격감)등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불만족스러운 게임이 될 수도 있는 듯. 많이 못한 이유는 파밍과 노가다의 요소가 있어 끝장을 볼 때까지 붙잡고 있다간 이 여름 동안에 다른 하고 싶은 게임들에는 손도 못댈 것 같아서 우선 순위를 미뤄둬서...ㅎㅎ 그게 아니었으면 여름이 다가도록 열심히 총질했겠죠.
2. 보더랜드 : 프리시퀄
... 보더랜드는 걍 2까지만 할 걸. 아니면 3을 기다리며 사리를 몸에서 만들어 내든가란 후회를 했던 게임.
전작이 워낙 전설템 하나 먹으려면 너무나도 극악한 확률을 뚫고 파밍해야 해서 그런가 별도의 템 파밍 요소를 집어 넣은 것은 나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전작에 비해 속성무기들의 개성이 흐려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전기속성의 범용성이 매우 편리해서 주력으로 쓰게 되더군요. 실드도 잘 깎아~ 도트데미지도 줘~ 모든 유형의 적에게 균일하게 다 통해... 다음으로 얼음 속성의 특수효과가 쏠쏠했습니다. 얼려서 더 높은 데미지를 준다든지, 행동을 묶어둔다든지. 화염속성은 사용의 제약(산소가 있어야 제 기능을 발휘)이 너무 심했으며 부식은 거의 쓸 일이 없었습니다. 유독 붕붕 날든지 뛰든지 하는 적들이 많다보니 폭발속성은 특유의 느린 탄속 때문에 도통 맞추질 못해서 또 버려지고 말이죠.(이건 내 개인적인 피지컬 문제겠지만)
전투의 재미는 2나 프리시퀄이나 거기서 거기란 느낌. 보더랜드2가 전투가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므로 크게 변화가 없는 프리시퀄도 그 정도 재미는 보장해줬으니까요. 오히려 약한 중력의 행성이란걸 살려 시원하게 제트팩쓰며 점프하고 날아다니고 스톰프 찍는 것은 호쾌하고 좋았으며, 전투나 이동 중, 그 재미가 꽤 쏠쏠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재미를 그 놈의 산소가 발목을 잡네요. 사실 산소 보충은 정말 잘 되는 편이에요. 신경쓰지 않아도 될 만큼 산소를 보충할 수 있는 요소가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죠.(산소 존이나 몹이 잘 드랍하는 산소통) 그러나 그 이상으로 점프하며 제트팩 쓰고 기분내며 날아다니는 걸 남발하기엔 갑갑했습니다. 후술할 진행 특성상 와리가리 할일이 많은데 이때 맘껏 제트팩 썼다간 헥헥대기 십상이었거든요. 플레이어의 발목을 안 붙잡는 듯~ 붙잡는다고 해야 하나?
줄거리야 요약하자면 악당 핸섬잭의 탄생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토리 몰입도 안되고 딱히 흥미롭지도 않았습니다. 보더랜드스럽게 막장스런 정신머리를 보여주는 사이드퀘스트들은 여전했으나 지나치게 왔다리 갔다리 똥개훈련을 시키는 경우가 많아 쉽게 지치게 만들뿐이었죠. 퀘스트간 동선도 참 긴데 그 와중에 한번 쓸어 냈던 자리에 몹 리젠은 왜 그리 잘 되는지... 억지로 플레이 타임을 쭉 찢어 늘여 놓은 것만 같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네요.
결국 본편(사이드퀘 포함. 투기장 반복 미션은 빼고)만 엔딩보고 빠르게 삭제. 아마 다시 볼 일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보더랜드2는 VH, UVH(밸런스에 토나와서 조금 하다 말았지만)까지도 하고 여러 캐릭도 했는데 이건 다시 하고 싶은 미련이 안 생기거든요. 다른 캐릭터 해보고 싶지도 않구요.3. 레인(Reigns)
양자택일의 선택지로 살아 남아라
개복치우리 폐하. 캐쥬얼하게 하기엔 나쁘지 않았으나 몇번 반복해서 하다보니 쉽게 질려버렸습니다. 옛날 옛적 군주들이 얼마나 위태위태한 자리에 군림했는지 알고 싶으면 해봄직한 게임입니다. 비위를 맞춰줘도 죽고 비위를 못 맞춰줘도 죽고 참 어렵다 어려워!4. 둠(2016 리부트 버전)
이번 여름 한 달 간 했던 게임들 중 가장 재미있게 했던 게임. 고전의 그 호쾌한 맛을 잘 살려 현대적으로 잘 리부트한 작품입니다. 긴 말 할 것 없이 악마들 씹고 뜯고 밟고 즐기는 맛에 하는 게임입니다. 클래식 둠보다는 스토리적인 측면은 보완하였다지만 스토리는 아무래도 좋아요... 정신 없이 악마들 쥐어 패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니까. 한글패치를 하면 도전과제가 따지지 않는다는 것은 도전과제 수집가들에겐 아쉬운 부분이겠지만 워낙 재미있는 게임이라 까이꺼 1회차 한글로 엔딩 보고, 2회차 영문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밌습니다. 하루 빨리 후속작인 둠 이터널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5. 디텐션(반교)
둠이 가장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라면 이 게임은 가장 인상깊었던 게임입니다. 큰 기대는 안하고 그저 공포게임이 땡긴다라는 이유만으로 시작했다가 예상을 상회하는 수작이라 놀랬어요. 인상깊었던 이유를 설명했다간 게임 내용에 대한 중대한 스포일러가 되고 마니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 게임 제작사의 후속 작품인 디보션(환원)도 평이 좋으나 아쉽게도 지금은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내가 좀 더 빨리 디텐션을 접했더라면 디보션이 나오자 마자 이 제작사 공포게임은 믿고 구매한다라는 심정으로 사두었을텐데 정말로 안타깝네요.
6. 화이트 데이 :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
공포게임이 땡겨서 그 두번째. 국산게임 중에서 꽤나 유명했던 그 작품의 리메이크작이라 해서 해봤습니다. 저는 전설아니고레전드라는 말만 내내 들어보고 원판을 해보질 못해서 큰 기대를 갖고 리메이크작을 플레이 했습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망. 기대보다는 실망이 컸죠.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멀티엔딩을 지닌 게임인데도 2회차 해 볼 생각은 안들어요.
황당한 그래픽과 캐릭터 모션들. 번거롭고 번잡하기 짝이 없는 조작체계와 인터페이스. 지나치게 예민한 수위 AI로 인해 유저의 맵 탐사를 방해하는 점. 이로 인해 수위가 더 이상 무서운 존재가 아닌 익숙하나 지겨운 존재로 쉽게 바뀌는 점. 앞서 말한 저해된 맵 탐사 플레이와 시너지를 일으키는 필수 진행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게임 구성. 존재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수많은 서랍장과 사물함들. (이 부분은 개인 취향의 차이긴 하지만) 깜짝 놀래키는 스타일에만 초점을 둔 호러성.
내가 원한 건 맵조사 하며 발견되는 문서 자료도 읽고 맵에 배치된 물건들이나 건물 묘사 등에 표현된 스산한 분위기에 나도 같이 젖어들어가며 바짝바짝 입이 타들어 가는 가운데, 잠시 긴장의 끈을 놓았을 때 쯤 '삐익 ㅡ' 하며 수위가 한 번씩 등장하여 쪼여주는 그런 게임이었는데 실상은 런닝맨만 플레이 하는 내내 찍고 있어서 ... 하아... 막타로 버그까지.
https://youtu.be/HnZ6bHMGqSI7. 시뮬라크럼 챕터 1(Simulacrum: Chapter 1) - 현재 무료 배포 중(링크)
공포 게임이 땡겨서 그 세번째...
고전 호러 게임인 클래식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와 사일런트 힐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라고 제작자의 설명이 덧붙여져 있지만 플레이해 본 소감으로는 사일런트힐의 오마쥬를 넘어서 거의 복붙에 가까운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사실 사일런트힐 팬으로는 반가운 익숙함이지만, 팬이 아니면 복붙게임으로밖에 안보일지도 모르겠어요.
위 링크를 따라 들어가서 샘플 스샷들을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인터페이스나 게임에서 연출하는 이면세계의 이미지라든지... 설상가상으로 그래픽 수준까지 비슷해요. (그래픽 수준은 사힐3까지도 못가고 사힐2쯤 되는 듯) 슈퍼 마리오 메이커가 있듯이 사일런트힐 메이커란게 있다면 그걸로 게임을 만든게 아닌가 싶을 정도죠.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단순히 생각없이 만든 사일런트힐 '짭'의 싼 티나는 게임은 아니란 겁니다. 퍼즐을 풀기위한 문서자료나 읽을거리 등은 신경써서 만든 것으로서 플레이 내내 꽤 흥미로웠습니다. 그러나 만족스러웠던건 퍼즐 푸는 것과 사힐시리즈가 자아내는 소름끼치는 분위기의 재현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스토리텔링도 엉망이고 챕터 1이라 아직은 배회하는 크리처가 없는 부분인건지 원래 그런건지... 어느정도 플레이 하다보면 긴장은 풀어져버려서 공포감이 옅어져서 좀 그렇네요.
아무래도 제 1장만 배포 중이라 전체 게임을 해보지 않고서는 게임에 대해 평가 하기엔 좀 이른 감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완전판으로 다듬어져서 나오면 그 때 꼭 다시 해봐야 겠어요.
아직은 무료로 배포 중이나 판매처가 결정되면 무료배포를 내린다고 합니다. 여름이고 하니 해볼 분들은 위의 링크에서 받아서 해보시길.8. 아울 보이(Owl Boy)
아름다운 픽셀그래픽의 게임을 찾는 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게임. 게임 플레이도 다소 낯선 조작 방식(이라고 쓰고 주인공이 너무 무력해서 남도움을 받다보니...)이긴 하지만 적응되면 할 만 하다. 보스전도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몇번 겪어보고 패턴을 익히면 무난하게 해봄직한 정도. 플레이하며 힐링하다가 보스전에서 열내며 집중했다가 다시 힐링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럼 순도 높은 힐링 게임이냐 그건 또 아닌 것이 이 역시도 스포일러가 되므로 말을 삼가하겠습니다.
9. 파티하드
퉤. 이걸 대체 뭔 재미로 하는 건지... 그렇다고 또 내 성격상 게임을 까려면 끝은 봐주고 까야된다는 주의라 엔딩까지 달리고 맘놓고 까겠습니다. 주변 사물을 활용해서 뭐 기발하게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아니고 주변 사물 이용해봤자 타겟에서 극히 일부만 처리하다보니 나머진 그저 슬래셔무비처럼 싹쓸어 담게되는데 그 과정마저도 손맛이 없는 이뭐병 게임... 근데 이게 2도 있더라구요? 2를 해볼지는 좀 고민중입니다.
10. 울펜슈타인 : 더 뉴 오더
유명하고 오래된 FPS 시리즈의 리부트작이긴한데 늘 이야기만 듣고 울펜슈타인 시리즈는 한번도 접해본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해봤습니다. 극단적인 사상을 지니고 있던 2차 세계대전 시절의 나치가 세계를 정복한다는 소름끼치는 대체역사를 가정한 스토리도 무척 흥미로웠고, 총으로 쏘는 맛도 화끈했고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럽게 했습니다. 옛날 옛적 울펜슈타인3D를 안해 본 것은 아니나 멀미로 인해 아주 조금만 맛보았으므로 더 뉴 오더를 첫 입문작으로 생각해도 무방하겠지요. 최근에 나온 영 블러드는 평이 너무나도 안좋은 것이 씁쓸한 점이지만.
11. 산소 미포함(Oxygen Not Included)
최근 얼리엑세스를 마무리 짓고 정식 발매된 산소 미포함. 정신 없이 일개미들을 통제하고 살아 남을 길을 궁리하다보면 몇시간이고 훌쩍 지나가는 것은 확실히 이 게임이 매력적인 게임이란 것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지나치게 튜토리얼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게임을 하며 알아야 될 요소가 참으로 많은데 시행착오로 터득하기에는 그를 위해 날려 먹는 시간이 너무 많아요. 기술을 발전시키고 콜로니를 확장시키며 모르는 것들이 많은데 그 것들을 가지고 실수하게 된다면 초보로선 수습이 안되더라구요. 모르는 것으로 인해 콜로니 어디 하나가 잘못 되면 픽픽 죽어가는 복제체들 또는 어디부터 손을 대야 수습할 수 있을지 감이 안잡히는 혼파망의 콜로니.
결국 조용히 게임 리셋을 하고 지친 마음으로 게임을 끄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켜서 새 콜로니로 새롭게 시작하기를 수차례고 반복하게 되는 묘한 중독성이 이 게임의 값어치를 말해주더라구요. 플레이 타임이 28시간이 넘어가는데 저는 아직도 복제체 20명에도 도달을 못했습니다. 언젠가는 콜로니에서 탈출할 수 있겠죠? 언젠가는.'게임 이야기 > 게임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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