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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고전게임 모토 레이서 1
    게임 이야기/게임 일지 2014. 9. 2. 22:47

      

      추억은 방울방울 기억 속에 맺혀있다고 했었나 가끔 그 추억들이 불현듯 방울처럼 짤랑짤랑 울려댈 때가 있다. 실사를 방불케 하는 요즘의 게임을 하면서도 가끔 옛날게임의 투박한 그래픽과 불친절한 인터페이스가 그리워지는 것도 그 울림소리 중 하나일 것이다. 내 어린시절(이 말을 쓰려니 내가 그렇게까지 나이먹은 사람도 아니건만 세상좀 살아본 사람같은 인상을 주는 것 같아 낯간지럽다.)그러니까 대충 초등학교 시절 쯤 잡고 말해보자면 그 당시에는 대체로 집집마다 PC가 보급되어 있는 시절이었다. 윈도우 95 끝물에서 윈도우 98로 넘어가는 그 쯤? 요새 열성학부모들 만큼은 아니지만 내 나이 또래 친구들에게 학원 뭐다녀라고 물어보면 피,미,컴 즉 피아노, 미술, 컴퓨터 학원 이 셋중에 하나정도는 다닐 만큼 그 때는 그 세학원이 인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종합 국영수학원? 그건 어디까지나 옵션정도의 느낌이었다. 그때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성적에 울고 웃고 부모님께 혼날것을 걱정했었던건 지금의 아이들과 마찬가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목매는 분위기는 아니였으니 말이다. (그때와 지금의 방과후 놀이터 풍경만 봐도 느껴진다. 지금의 놀이터는 과장 조금 보태서 을씨년 스러울 정도다.)
      

      말이 좀 옆으로 샌 감이 있으니 다시 방향을 다잡고... 나 역시도 컴퓨터학원에 등록해서 기본적인 OS사용법, 한글97사용법부터 시작해서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수업을 듣는 학생 중 하나였다. 피아노학원이나 미술학원과는 다르게 유독 컴퓨터학원만이 그날 해야될 수업분량을 마치고나면 정말 환상적인 놀이공간이 되는 장소였다. 뭐니 뭐니 해도 한 장소에 컴퓨터가 몇십대씩 배치되어 있는 장소였으니 무료PC방이 따로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원장선생님께서는 매우 인자하신(!?) 분이셔서 강의실 컴퓨터가 만석이 아닌 이상 수업이 끝나고 컴퓨터로 30분~1시간 가량 게임하며 노는 것에 대해 눈감아 주셨었다. 스카이프와 같은 음성통화가 보편화되어있는 시절이 아니다보니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떠들며 왁자지껄하게 게임을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었기에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이었다.(그자리에서 편갈라 포트리스2  팀전해서 군것질 내기라든지) 덕분에 강의실 컴퓨터에는 수업에 필요한 프로그램 외에도 누가 해놓은지는 모르겠지만 별의별 데모게임, 온라인게임, 고전게임들이 마구잡이로 깔려 있어 학원선생님들께서 컴퓨터관리하시기 힘들어 하실정도였다. 바이러스 감염에 블루스크린에 용량초과에...아이고야... 지금 생각하면 죄송스럽다. ㅎ_ㅎ;;

     

      당시 강의실에서 즐겼던 게임 제목들을 백퍼센트 모두 상기해낼 순 없지만 대충 몇가지 정도는 꼽아낼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데모), 녹스(데모), SWAT(데모), 레인보우 식스 로그스피어(데모), 포트리스2(온라인), 바람의나라(온라인) 등등. 이러한 게임들 중에서는 드물게 유일한 레이싱장르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지금부터 말하고자 하는 모토레이서 1이다.


      일반 차량 레이싱 게임경험이야 저번에 글까지 썼던 POD를 포함하여 여럿 있었지만 오토바이레이싱게임은 흔히 접해보지 못한 장르였다. 모토레이서1를 접하기전에 내가 플레이해본 오토바이 레이싱 게임이라곤 저 왼쪽의 익사이트 바이크정도가 다였을 정도로. 실상 익사이트바이크는 속도감있는 레이싱게임이라기보단 재주넘기에 가까웠던 플레이스타일이었다. 따라서 오토바이레이싱 게임 특유의 그 짜릿한 속도감을 제공해 준 게임은 모토레이서1이 처음인 것이다. 여기에 지금이야 투박해보이는 사각사각 그래픽일지 몰라도 그때 기준으로 충분히 최상급 그래픽까지 더해졌으니 플레이하는 내내 얼마나 두근두근 했을지 상상이 가실련지!



    Lynx(코흘리개) / 초딩
    "쩌...쩐당!"

     

       레이싱게임에서 게임의 수명을 늘이기 위해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트랙의 개수일 것이다. 트랙의 개수가 너무 적으면 빠르게 질리게 되니 말이다. 모토레이서의 초기 트랙은 4종류가 주어진다. 4개라니? 얼핏 보기에 너무 적어보일만한 숫자이다. 보통의 레이싱게임이라면 트랙의 모양과 조작감에 익숙해진 후 순식간에 질려버릴 볼륨인데 모토레이서는 이 부분이 다른 게임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바로 저 4개의 트랙 중 2개는 슈퍼바이크레이싱이고 2개는 모토크로스레이싱이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의 레이싱방식은 요구하는 컨트롤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새로운 도전의식에 불타오르게 만든다. 


    스피드 레이싱 트랙 2종과


    오프로드 레이싱 트랙 2종. 

     

      슈퍼바이크냐 모토크로스 경기냐에 따라 각각 8개씩 총 16종류의 오토바이가 제공된다. 단순한 컬러 바리에이션 수준이 아닌 성능 바리에이션까지 되어 있는 오토바이 목록이기 때문에 자신의 컨트롤과 플레이스타일에 맞는 머신을 선택하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 뛰어난 핸들링으로 코너에서 반전을 꾀할 것이냐 아니면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직선코스에서 날아갈 것이냐 그도 아니면 고른 밸런스로 서서히 우위를 점해갈 것인가!


    슈퍼바이크와 오프로더  

      

      기본으로 주어지는 4개의 트랙을 잘 연습하여 레이스에서 우승하면 4개의 트랙이 추가로 언락된다. 역시 2개는 슈퍼마이크, 2개는 모토크로스 트랙이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구글링해보니 당시에 제작사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트랙을 2개 더 제공하였다고 한다. 그 때의 난 외국웹사이트까지 검색해볼만한 그런 영재는 아니었단 말이다 ㅠ_ㅠ 어렸을 때 그 두개의 추가 트랙을 즐겨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중간에 만리장성도 있다... 유적지에서 그러시면 안되요.


       학원에서 한창 모토레이서1을 즐길 무렵, 친구들 중에 한명이 형 덕분에 게임이나 컴퓨터 관련해서 동급생 애들보다 해박한 지식을 갖춘 녀석이 있었다. 그 친구 덕분에 이 게임이 멀티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고, 실제로 멀티플레이 대결을 하기도 하였다. 이시절 게임들의 멀티플레이는 대체로 블리자드의 배틀넷같은 통합서버를 통해 연결하는 것이 아닌 컴퓨터와 컴퓨터끼리 TCP/IP연결, LAN연결이라 불리우는 방식으로 멀티가 됬었던걸로 기억한다. 지금으로썬 확인할 길도 없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멀티연결법을 정확히 기술하지 못하는게 아쉽다. 


    프레임 표시 숫자에 신경이 쓰이시면 지는겁니다.


      멀티를 하게 되면 통상의 차량 레이싱 게임보다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었다. 왜 그런고 하니 차량 레이싱게임은 대체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서로 들이박거나 스쳐지나가도 긁히는 수준이지 GTA수준으로 운전자가 머신에서 탈주하진 않는다. 감속이 되는 정도에 그칠 뿐이다.(요새 게임은 차량데미지로 직결되어 불리해지지만) 그러나 이건 오토바이 레이싱게임이고 그런만큼...


    이렇고...


    저런...


    경우들이 발생하기 마련이었다. 친한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하는 자리인 만큼 이런 개그샷이 나오면 갑절로 즐겁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멀티하는 방법이 기억이 안나서 일단 싱글플레이로 상황을 몇가지 연출해 보긴했지만 저건 어디까지나 인공지능들 상대로 발생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친구들끼리 대결하였을 때 서로를 견제하다가 발생하는 온갖 상황들에 견줄바가 못된다. (로고가 박힌 건 제 반디캠 설정 미스로 인해 그렇습니다...) 실제 친구들과 하다보면 저것보다 배꼽빠지는 연출들을 자주 보곤 했다. 삽질하는 친구를 까는 맛!


      한차례의 경주가 끝나고 나면 주변에 있던 관전하는 친구들이야 경기를 차분히 지켜볼 수 있었을지 몰라도 플레이를 한 당사자들은 긴장타며 컨트롤을 하는 통에 나 자신의 멋진 컨트롤도 기억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그래서 레이싱게임에는 리플레이캠이라고 하는 경기 돌려보기 기능이 필수적이라면 필수적이 되었다. 이러한 리플레이캠에서 보여지는 경주모습은 기존 게임의 시점과는 달리 멋진 카메라각도로도 잡아주기 때문에 평범했을 경주 내용이더라도 멋진 영화속 한장면처럼 감상 가능한게 매력적이다. 모터 레이서1은 고전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리플레이캠이 잘 갖춰져 있다. 이 리플레이캠의 카메라뷰가 어색하고 극적이지 못하면 별 의미가 없지만 모터 레이서1의 리플레이캠은 플레이어의 경주모습을 아주 멋있게 담아낸다. (단, 지형이 울퉁불퉁한 오프로드맵의 경우는 한번씩 삐끗하기도...)
      혹은... 친구의 삽질을 드라마틱하게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될지도?


      예전부터 한번 글을 써내려가보고 싶었던 게임이었는데 차일피일 하다보니 잊고 있었다가 이제야 키보드에서 손을 놀려본다. 요새의 세~련된 레이싱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권하면 이게 뭐냐고 손사레칠지도 모르겠지만 고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는 1따봉 받을 만한 게임이다. 

      첫 트랙이자 가장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트랙인 SPEED BAY 리플레이캠 영상을 마지막으로 추억회상도 마무리 지어볼까 한다. 이 영상을 보고 땡겨서 찾아 해보는 분이 계실려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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