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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광장에서 장난치며 놀고 있던 둘.
이뻐서 사진만 살짝 찍고 지나가려는데 앵앵거리며 쫒아온다.
열 발자국을 지나쳐 걸어가도 내 눈치 살살 보면서 따라오는데... 아, 이건 정말 제대로 잘못 걸렸구나.기어이 내 호주머니 속 잔돈을 털어내 소세지를 챙겨 먹고선 그저 좋단다. (추워 죽겠는데 슈퍼까지 되돌아 갔다, 이놈들아!) 그 모습을 보자니 약이 올라서 더 줄 것이 있는 듯이 손을 몇번 꼼지락 거리다가 휙 던지는 시늉을 하니 내 팔 끝이 향한 방향으로 도도도도 쫒아갔다가 허탕치고 돌아오는데 그 모습이 우리 집 똥강아지랑 똑 닮았다.
솔직히 말해서 고양이들은 안 속을 줄 알았지.
한겨울 저녁 길 한복판에 계속 서있자니 얼어 죽을 듯이 손이 시려와서 서둘러 귀가 하니 어머니께서 내 손에 들려있는 소세지 껍데기를 보시고선 웬일로 소세지를 사먹었냐고 물어보신다. 초등학교 이래로 먹어본 적이 없는게 어육 소세지다보니 어머니 보시기엔 참 의아해 하실만 한 광경이다.
"아뇨, 제가 먹은게 아니라 집에 오는 길에 떼꺼..ㄹ.. 아니 길고양이가 있길래요. "
맙소사, 이 놈의 떼껄...ㄹ... 아니 고양이가 내 호주머니만 털어 간게 아니라 내 머리 속 나사도 하나 털어 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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